- 2021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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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층 PM 칼럼
[21년 8월 칼럼] 그라운드 룰(Ground rule)의 역할과 개발
우리나라에서 프로젝트 관리, 사업관리 또는 프로젝트 관리(Project Management)라는 용어는 매우 익숙하고 관련 자격증 취득자도 많으며, 실무에 활용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관리(Program Management)라는 용어는 그렇게 자주 언급되지 않으며 관심도 적은 편이다. 프로그램관리 전문가 자격증 취득자도 매우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프로그램관리는 종합사업관리(Program Management)라는 용어로 주로 대형건설사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대형건설사업뿐만 아니라 경영관리 분야에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비즈니스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경영관리 분야에 프로그램관리 기법을 적용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필자는 대학과 공공기관의 비전과 전략, 정부재정지원사업 및 기관운영계획 성과관리 등의 경영 컨설팅을 하면서 프로그램관리 방법론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예를 들어 대학의 정부재정지원사업과 공공기관의 기관운영평가사업 등에 많은 자원이 투입됨에도 프로그램 수준의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단위 과제의 산출물(outputs)들이 조직의 전략과 연계된 종합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본 PM 칼럼에서는 프로그램관리란 무엇인지? 대표적인 프로그램관리 방법과 적용사례에 대해 살펴보고, 공공기관의 기관운영계획 사례 등을 통해 경영관리 분야에서의 프로그램관리 기법 적용 가능성에 대해 탐색해 보고자 한다.
그러면 지금부터 그라운드 룰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라운드 룰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이 그림에서 무엇이 보이시나요? 이 그림은 덴마크 심리학자 에드거 루빈(Edger Rubin)이 그린 ‘루빈의 잔(Rubin’s vase)’입니다. 이 그림은 그림의 어느 부분에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두 사람이 마주 보는 그림이 되기도 하고 꽃병 그림이 되기도 합니다.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수많은 절차(Process) 또는 실무(practice)를 수행합니다. 그런데 구성원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동일한 용어를 다른 의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서로의 해석이 사전적 정의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더라도 해석의 미묘한 차이로 인해 일의 흐름이 끊기거나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맛있는 빵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생각해 보죠. A,B,C,D 4명이 이 프로젝트의 구성원입니다. A,B,C는 제빵사이고 D는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해주는 웨이터입니다.
D가 주문을 받고 A,B,C에게 빵 만들기를 요청했습니다. A는 빵을 반죽하고 구워서 맛있는 빵 냄새가 올라오면 빵 만들기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B는 빵을 구운 다음 접시에 예쁘게 올려 놓아야 끝났다고 생각하고, C는 빵을 접시에 올리고 누군가를 불러 빵을 손님에게 가져다 주어야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서빙을 하는 D는 빵이 접시 위에 올려진 상태에서 제빵사가 자기에게 알려주기를 바랍니다.
C,D는 프로젝트 완료에 대한 생각이 일치하지만 A와 B는 C,D와 완료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A가 빵을 만들고 D가 서빙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야기는 복잡해 집니다. 기다리던 D가 A에게 서빙 할 빵을 요청할 때에는 이미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접시는 아직 준비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혼란이 일어날 것이고 최악의 경우 고객에게 빵이 늦게 전달된 것에 대해 서로에게 책임을 떠미는 일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완료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 때문에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그라운드 룰을 통해 ‘완료’에 대한 정의를 사전에 공유함으로써 이와 같은 혼란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라운드 룰의 필요성에 대한 한 예입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여러가지 상황변화를 겪습니다. 갑자기 잘 흘러가던 일상에 이름조차 생소한 전염병이 끼어들어 하루아침에 근무 환경을 바꿔 버리기도 하고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목표를 수정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COVID-19는 어제까지 한 사무실에서 일하던 팀원들을 재택근무로 바뀌게 하였고 팀은 의사 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존의 방식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이럴 때 그라운드 룰은 힘을 발휘합니다. 회의, 업무 처리 방식 등에 대한 그라운드 룰을 새로 추가하거나 상황에 맞게 바꾸어 혼선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그라운드 룰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팀원들의 프로젝트 이해 수준을 높이고 보편적인 행동 수준을 결정함으로써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 의식 수준을 일정한 경계선에 근접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그라운드 룰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서로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한다.
- 팀원들 간의 에티켓을 강조하여 불필요한 감정 싸움을 피할 수 있다.
그라운드 룰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그라운드 룰은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가?
그라운드 룰은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정확한 행동 지침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위 그림과 같이 세부 사항 없이 항목들만 나열하거나 너무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 구성원들이 해석을 다르게 할 여지를 남긴다면 좋은 그라운드 룰이 아니겠지요.
아래는 PMBOK 6th edition에서 말하고 있는 팀 헌장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이것은 좋은 그라운드 룰의 지침이기도 합니다. 그라운드 룰은 팀 헌장에 포함되기 때문이죠.
“팀헌장은 프로젝트 팀원들에게 허용되는 행동에 대한 명확한 기대사항을 규정한다. 초기부터 명확한 지침을 정하면 오해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행동강령, 의사소통, 의사결정 또는 회의 예절 등의 주제를 논의함으로써 팀원들이 서로에게 중요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팀헌장은 팀이 직접 개발하거나 최소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경우 가장 효과적이다. 모든 프로젝트 팀원은 팀헌장에 명시된 규칙을 준수해야 할 책임이 있다. 팀헌장을 주기적으로 검토 및 업데이트함으로써 팀 기본규칙을 계속 이해하고 새로운 팀원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그들을 팀에 합류 시킬 수 있다.”
위 내용을 잘 살펴보면 그라운드 룰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 기준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개발 시기
그라운드 룰은 팀 개발 초기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팀원이 정해지고 서로 만나는 초기에는 사회적 규범과 도덕이 비교적 잘 작동합니다. 아직 서로 이렇다 할 의견을 제시할 필요도 없으므로 의견 충돌이나 회의에 의한 갈등도 발생할 소지가 적습니다. 하지만 팀 빌딩이 이루어지고 업무에 들어가게 되면 서로의 다른 업무 방식이나 의견 충돌로 인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라운드 룰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개발 주체
그라운드 룰은 팀이 절차(Process)나 실무(practice)를 통해 프로젝트를 매끄럽게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윤활제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그라운드 룰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체는 팀원 개개인입니다. 따라서 그라운드 룰의 개발 주체는 팀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라운드 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팀원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서로가 필요하다 생각했던 것들을 제안하고 협의해 나가는 과정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른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개발 범위
그라운드 룰은 의사소통, 의사결정, 회의 예절 등에 대한 기본 규칙을 포함합니다. 다시 말해 팀이 업무를 진행해 나가기 위한 모든 행동에 그라운드 룰이 관여를 합니다. 그라운드 룰은 명확하고 세부적일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개인의 자유를 해치거나 창조성을 방해해서도 안 됩니다. 프로젝트 또는 팀에 꼭 필요한 그라운드 룰을 만들기 위해 팀원 간 적절한 제안과 협의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위에 예시를 든 맛있는 빵 만들기 프로젝트에 필요한 실제 그라운드 룰을 만들어 보면서 어떻게 그라운드 룰을 만들어야 하는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에서 예시했던 것과 같이 제빵사 A,B,C와 서빙을 맡은 D는 첫날 빵을 만들고 서빙을 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라운드 룰을 정하기로 하고 다들 모여서 다음과 같은 그라운드 룰에 합의하였습니다.
그라운드 룰은 위와 같이 의사소통, 의사결정, 업무 진행 방식, 회의 등에서 각 팀원들의 행동 모델을 구성원 모두의 합의 하에 정의한 정책이자 지침입니다. 따라서 프로젝트 또는 팀 구성별로 그라운드 룰은 달라지게 됩니다.
다만 그라운드 룰을 개발할 때 아래 기본 원칙은 꼭 지켜지도록 해야 합니다.
- 그라운드 룰은 프로젝트의 목표와 동일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 그라운드 룰을 만들 때 top-down이 아닌 Bottom-up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 그라운드 룰은 전 주기에 걸쳐 수정되고 보완되어야 합니다.
맺음말
그라운드 룰은 프로젝트에서 절차(Process)와 실무(practice)를 보조할 수 있는 훌륭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팀은 프로젝트에서 필요로 하는 문서화된 그라운드 룰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업의 문화 또는 개인의 능력에 그 역할을 기대합니다.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그라운드 룰을 갖추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별로 적절한 그라운드 룰을 개발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라운드 룰을 개발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훌륭한 팀빌딩이 될 수 있습니다.
잘 만들어진 그라운드 룰을 프로젝트 전 생애 주기에 걸쳐 상황에 맞게 수정하고 추가하는 일을 계속해 나간다면 업무 간의 간극을 메워주는 훌륭한 보조 도구로 동작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업무 환경이 급변하는 현재와 같은 시기에는 프로젝트 수행간 혼선을 최소화하고 최고의 업무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 그라운드 룰은 필수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소개]
김성환, PMP (PMI한국챕터 교육위원회 위원)
관심분야 : Project management. Agile
[참고문헌]
[1] 프로젝트 관리 지식체계 지침서 제 6판(A Guide to the PROJECT MANAGEMENT BODY OF KNOWLEDGE sixth edition)
[2] 이미지 자료
https://dadoc.or.kr/2618
https://www.wordcloud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