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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09월 칼럼] 공공기관에서 애자일을 외치다.
[23년 09월 PM 칼럼]
공공기관에서 애자일을 외치다.
• 작성자: 박 진성
• PMI 한국챕터 교육위원
교육위원회
PMI SOUTH KOREA CHAPTER AUGUST.2023
1. 시작하면서
2020년경 ‘애자일 경영’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고, 기관의 정보화를 총괄하며, 2022년부터 정보화 개발사업의 제안요청서에 애자일 방법론 적용을 명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애자일에 대한 깊은 지식 없이 추진하다 보니 기존의 전통적 방식과 별 차이 없이 사업이 진행되기 일쑤였습니다. 이에, 애자일을 좀더 깊이 알아보고자 PMI-ACP를 취득하게 되었고, 애자일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 특히, 애자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이러한 것을 통하여 내 스스로는 놀라운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공공기관 정보화사업 관리에는 애자일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필자의 짧은 경험이지만, 지금부터 왜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에 애자일 방식이 어려운지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애자일 방식은 아니더라도 애자일의 기본적인 철학을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 애자일 방식과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의 거리감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은 일반적으로 범위 산정에서 시작됩니다. 산정된 범위를 기반으로 예산과 개발기간이 산정되고,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와 「소프트웨어 개발사업 적정 사업기간 산정 가이드」에 따라 기능점수(FP:Function Point)를 기초로 원가와 개발기간이 산정되는 방식입니다.
민간업체나 연구기관 등에서는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 등 구체화되지 않은 범위의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인 공공기관의 정보화사업에서는 구체화되지 않은 범위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특히, 국가 예산 사업의 경우 정보화전략수립(ISP) 사업을 우선 수행하고 정보화전략수립 결과에 따라 예산이 배정되는 방식이기에 정보화전략수립 절차를 거치면서 사업의 범위가 구체화되고, 정보화전략수립의 최종 산출물에 사업 수행을 위한 제안요청서가 포함되기도 하며, 대부분의 제안요청서에 구체적인 기능과 범위가 명시됩니다.
PMBOK(7판)에서도 ‘프로젝트가 처음에 계획한 대로 정확히 수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1].’고 말하고 있으며, 정보화사업 중에도 범위가 변경되지 않는 사업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의 특성상 조달청을 통하여 이루어진 계약이기에 처음 정해진 예산과 일정의 변경이 어렵고, 범위 또한 변경의 폭이 작습니다. 그런데, 애자일의 기본원칙(Agile Principles) 중 하나가 ‘Welcome changing requirements(변경 요구를 언제나 환영한다)’는 것이지만, 사업 목표가 정해져 있는 공공기관의 정보화사업과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또 다른 어려움으로는 PO(Product Owner)의 개념이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정보화사업에서 사업을 담당하는 PM(Project Manager)을 두기는 하지만 실제 사업의 사업관리는 수주업체의 PM이 수행하며, 공공기관의 PM은 RM(Relationship Manager)의 역할을 주로 수행해 왔습니다. 이 RM의 위상이 PO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애자일에서 요구하는 PO의 역할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내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개발팀에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의견 전달을 넘어 우선순위 선정을 포함한 제품 백로그 관리의 주체가 되는 애자일 프로젝트의 PO의 역할과 책임과는 달리 발주자측인 공공기관의 담당자는 사업을 직접 수행하지 않으므로 애자일 방식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서와 관련이 있습니다. 애자일에서는 문서화를 최소화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문서작업을 낭비의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공기관에서 문서화는 모든 업무와 행정의 기본입니다.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은 국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일이므로 명확한 서류가 중요하고 요구되는 문서의 양도 많습니다. 그리고, 사업의 진행을 특정한 기능을 가진 문서의 완성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에, 문서화를 대하는 자세에서 애자일과 공공기관은 큰 거리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공공기관의 발주 사업이 아닌 내부 사업에 애자일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애자일의 원칙 중 ‘Self-Organizing Team(자율구성팀 또는 자기조직화된 팀)’이 있는데 목표에 따라 리더십이 이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2]. 공공기관의 조직은 대체로 고정적이고 위계질서가 강하며, 개인에게 주어진 업무는 곧 책임이므로 책임과 위계질서를 넘어서는 리더십의 조정이 쉽지 않습니다. 즉 책임을 애자일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3. 공공기관에서 구현 가능한 애자일 철학
그러면,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에 애자일 철학을 도입하는 것은 가능할까?
앞에서 언급한 거리감으로 인하여 정통적 방식의 애자일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프로젝트 관리 방식에 애자일 철학(자발적인 고객과의 협력 및 변화 대응 : 애자일 선언의 일부)이 스며든 하이브리드 형태의 방식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 정보화사업은 [그림1]과 같은 예측형모델[3]에 따라 진행되어 왔습니다. 과업지시서에 따른 기능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요구사항에 대한 실행 가능성을 판단하여 설계하고 구축한 후 사용자 테스트를 거쳐 배포하고 사업을 종료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림 1] 예측형 생애주기 예시
하지만, 이해관계자인 실사용자가 요구사항 수집 단계에서 추상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요구사항에 따라 설계된 각 화면에 대한 화면설계서를 기반으로 의사소통하며, 구축(구현)이 완료된 후 테스트 단계에서 각 화면의 유기적 연결 관계를 처음 사용해 봤을 때, 구현된 기능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만족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나의 기능에 여러 화면이 연관되며 하나의 화면에 여러 가능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되기에 화면 하나 하나를 봤을 때 못 봤거나 못 느꼈던 불필요한 부분과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이 보이게 되었고, 기능 삭제 또는 추가 등의 추가 변경사항이 테스트 단계에서 다수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초기에 발견되었다면 쉬웠을 작은 변경들이 테스트 단계에 이르러서는 전체 프로세스를 변경하여야 하는 것들이 다수 있었고, [그림 2]와 같이 변경 비용이 상승하여 정해진 예산안에서 변경을 수용할 수 없어 추가적인 고도화 사업을 계획해야 했습니다.
[그림 2] 변경 비용 곡선
이에, 필자는 유기적 기능에 대해 초기부터 사용자 테스트의 필요성을 느끼고, 2022년부터 프로토타입 방법론(Prototyping Model)을 도입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림 3] 프로토타입 방법론의 절차 (예)
[그림 3]과 같이 최단기간에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사용자별 절차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나리오 기반으로 테스트(평가)를 진행하고, 이 결과로 도출된 수정요구 사항에 대해 설계 변경과 추가 개발을 진행하여 점진적으로 프로그램을 완성해 갔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예측형모델(폭포수모델) 단계를 따르고, 테스트(평가)와 보완 단계는 점진적(또는 진화적) 단계로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었습니다. 실제 사업을 수행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프로토타입 개발과 요구사항 수집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사용자 테스트와 결과물에 대한 요구사항 수집이 프로토타입이라는 시각적 요소를 통하여 한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높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고, 결과물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점진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존에는 사용자(이해관계자)가 개발팀에서 화면설계나 구현이 완성되었을 때, 개발팀의 요청에 의해 점검과 테스트하는 수동적인 방식이었는데 반해, 프로토타입에 의한 테스트 이후에 적극적인 수정 요구사항을 요청하고 개발팀과 좀더 유기적으로 요청과 테스트를 반복하는 능동적 형태로 변화되었고, 이러한 변화가 애자일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4. 맺음말
2023년 들어 정부에서 애자일에 대한 지원을 늘리며, 유연함을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정보화사업의 정책과 절차가 애자일 적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구체적 범위의 산정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연구기관 등에는 애자일이 쉽게 적용될 수 있지만, 구체적 범위의 산정을 통해서 예산과 일정을 산정하고 요구사항 충족 여부를 검증해야만 하는 일반적인 공공기관의 정보화사업에서는 애자일 도입이 여전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순수 애자일은 아니지만, 프로토타입 방법론을 처음 적용하였을 때, 프로토타입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수정 및 추가요구사항에 대한 토론을 진행할 때, 사용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만족도는 우리가 애자일에 다가가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러하기에, 필자는 PMI 한국챕터에서의 활동을 통하여 다양한 방법을 찾고자 하며, 프로토타입 방법론을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정보화사업에 적용해 볼 계획입니다.
[참고 자료]
[1] PMBOK Guide 7th edition 한글판, p29
[2] 애자일 실무지침서(한글판), p153
[3] PMBOK Guide 7th edition 한글판 프로젝트관리지식체계지침서 p35에 폭포수모델과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음.
[그림1] PMBOKGuide 7th edition 한글판 프로젝트관리지식체계지침서 p43
[그림2] PMBOKGuide 7th edition 한글판 프로젝트관리지식체계지침서 p90
[그림3]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모델 6가지 종류, https://onecoin-life.com/24, 2023.9.27. 검색
필자 : 박 진성
• PMP, PMI-ACP
• PMI 한국 챕터 교육위원회 위원 (2023년~)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디지털정보화실장
• 관심분야 : 프로젝트관리(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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