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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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9월 칼럼] PM을 위한 NFT의 이해
들어가는 말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고 빠른 속도로 미래를 재구성하며,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Non-Fungible Token (NFT)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NFT 또는 블록체인 기술이 이끄는 변화 자체가 스캠(scam)이거나 일시적 유행(fad)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하는 목소리가 있다. 심정적으로 이해할 만하다. 소위 ‘테라 사태’로 부지기수의 사람들이 재정적 피해를 보았고 이것이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를 악화시키는 주범 중 하나였음은 명백하다. 또한, 처음부터 악의적으로 NFT 투자자들을 속이고자 그럴듯한 프로젝트를 출범시켜 투자금을 받은 뒤 ‘먹튀’를 하거나, NFT 프로젝트 운영 능력이 모자라서 망하는 사례들도 계속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FT는 스캠이 아니다. 일시적 유행도 아니다.
실패하는 NFT 프로젝트들이 있다고 해서 NFT 자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럼, NFT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NFT가 우리에게 갖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필자는 NFT가 디지털 新경제의 기본 구성 요소이자 우리의 미래를 쌓아 올리는 building block임을 지적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미래를 명확하게 보려면, 먼저 Web 3.0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Web 3.0을 이해하려면 Web 2.0과 Web 1.0의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먼저 Web 1.0, Web 2.0, 그리고 Web 3.0을 통해 인터넷의 역사를 짚어보도록 하자.
Web 1.0의 태동
웹은 탈중앙화 및 정보의 개방형 네트워크라는 비전을 기반으로 1989년에 만들어졌으며, 거대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자가 이를 관리하고 통제했다. 그리고 필자가 처음부터 이 점을 짚는 이유는, 인터넷이 만들어지며 형성된 가치체계(value system)가 바로 Web 3.0의 가치체계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인데, 이의 핵심이 바로 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주체가 거대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자라는 점이다. 여하튼 읽기만 하는 단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인터넷을 Web 1.0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 구글, 야후, 아마존 같은 IT기업들이 생겨났고, Web 1.0의 모든 것이 탈중앙화 및 개방형 프로토콜—http, smtp 같은 것들—위에 형성되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모든 것이 개방형이었으나, 당시에 실질적으로 Web 1.0에 참여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사람들은 소수의 개발자와 IT 기술에 매우 밝은 사람들뿐이었다. 게다가 Web 1.0의 사용자 경험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1990년대에 나온 토크쇼나 인터뷰 등을 찾아보면, 그 당시 사람들이 인터넷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 인터넷에 대한 몰이해#1 (출처: 미국 토크쇼 'The Today Show' 1994)
[그림 2] 인터넷에 대한 몰이해#2 (출처: 미국 토크쇼 “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 1995)
위의 두 사례는 인터넷이 발명된 나라인 미국에서조차 인터넷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일반인들은 알지 못했음을 잘 보여준다. 심지어는 2000년대 초반에도 아래와 같은 기사가 나올 정도다.
“인터넷은 일시적인 유행에 불과할수도—수백만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포기”
[그림 3] 인터넷에 대한 몰이해#3 (출처: 영국언론사 Daily Mail, 2000년 12월)
위 사례들은 당시의 인터넷이 얼마나 기술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는지, 그리고 사용자 경험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Web 2.0의 구조적 약점
이후 약 20여 년이 지나면서 구글, 야후, 아마존 같은 플랫폼들이 거대해지고 좀 더 세련되고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하자, 사용자들은 개방형 서비스에서 중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바로 이 점에서 우리가 숙고해야 할 점은, 이런 Web 1.0에서 Web 2.0로의 이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 인터넷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Web 1.0에서 Web 2.0로의 이동이 무척 바람직한 현상이란 점 역시 그렇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전 세계 수십억의 사람들이 인터넷과 IT 기술에 더욱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이 무척 어려운 도전이 되는 이유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이 인터넷의 정보와 데이터를 장악하고 통제하는 상황에서는 개인들이나 집단들, 기업들이 인터넷에서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기가 극히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시는 오늘날에도 무척 많지만, 우리가 이러한 것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이를 문제시하지 않는다.
애플의 예시를 살펴보자.
[그림 4] 애플사의 앱스토어 이미지 (출처: 구글검색)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일어나는 매출액의 30%를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가져간다. 예를 들어 당신이 크리에이터 팀을 꾸려서 앱스토어에 출시했다고 치자. 그럼 이건 당신의 사업이고 직업이다. 매출의 30%가 다른 사람에게 간다? 매출의 30%는 무척 큰 금액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흑자를 낼 수 있겠으며, 조직을 키우고 혁신을 지속시킬 수 있겠는가? 이런 식의 예시는 무척 많다.
지난 9월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메타와 구글에 각각 308억원과 69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부과 기준은 매출액의 3%임을 감안하면, 구글 같은 경우는 한국인의 개인정보로 약 2조원의 매출을 거둔 셈이다. 이런 엄청난 가치를 지닌 개인 정보와 데이터를 거대 플랫폼들이 독식하고 있는 게 Web 2.0의 현실이다.
Web 3.0의 대두
지난 10여 년간, 가치 창출이란 면에서 개인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는 우리가 모두 목도한 바와 같다.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단어가 생기고 마침내 2016년에는 사전에까지 등재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생생한 증거라고 하겠다. 이와 함께, 크리에이터 경제(Creator Economy)는 이미 거대해졌기에, 이를 기반으로 하는 수많은 플랫폼이 생겼다.
예를 들어, Kickstarter, Patreon, Cameo, Wadiz, Dreamaker 등 수없이 많은 플랫폼이 모두 개인들로 하여금 팀이나 스타트업, 서비스나 제품 등을 위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인터넷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생각해보면, 개인들이 펀딩하고, 형성하고, 이러한 네트워크가 운영되도록 한다. 따라서, 개인들은 이러한 인터넷을 집단으로 ‘소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본질적으로, Web 3.0이란, Web 1.0의 탈중앙화와 Web 2.0의 사용자 경험이 합쳐진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술적인 진입장벽을 낮추고 개인, 집단, 기업 모두에게 평평한 운동장을 제공하여 더욱 향상된 혁신과 가치 창조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점은, 인터넷의 태동기부터 가졌던 비전과 원래의 가치를 우리가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인터넷의 역사를 처음부터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술은 새로운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 내재한 가치들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필자가 탈중앙화만이 정답이라고 우기는 탈중앙화 극우선주의자(Decentralization Maximalist)는 아니다. 인터넷의 모든 것이 탈중앙화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중앙화된 시스템이 아주 잘 작동되고 있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중앙화된 네트워크보다 훨씬 향상된 어프로치를 제공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사용자와 플랫폼이 서로 하나가 될 때, 그러한 플랫폼은 훨씬 크고 강력해질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사용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의 예시를 살펴보자.
[그림 5] 인스타그램의 쇼핑 탭 이미지 (출처: 구글검색)
내 기억이 맞는다면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쯤에 인스타그램은 앱 전면부에서 ‘활동 탭’을 없애고 대신 ‘쇼핑 탭’으로 교체했다. 물론 사용자들을 쇼핑 탭으로 유도해서 쇼핑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인스타그램 사용자 어느 누가 “와우! 활동 탭이 없어지고 쇼핑 탭이 전면부로 나오다니, 너무 기쁜데?”라고 했겠는가. 우리 모두 알다시피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이유는 사진을 찍어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기 위함이지, 쇼핑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래서 이것이야말로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이 거대해짐에 따라 사용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리는지를 잘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건 인스타그램의 잘못도 아니다. 인스타그램은 기업이고, 당연히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인스타그램이 사용자들에 의해 소유되고 운영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했다면, 우리가 모두 이 네트워크가 어떤 형태로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집단으로 결론을 내렸을 것이고, 그것이 좋은 결과를 낳고 사용자들이 좋아하면서 가치는 당연히 상승했을 것이고 모두가 Win-Win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중앙화된 네트워크보다 훨씬 향상된 어프로치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나온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Web 3.0의 본질을 꿰뚫는 핵심 단어는 바로 ‘커뮤니티’라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그렇다, Web 3.0은 사실 커뮤니티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림 6] communication의 어원 (출처: 옥스퍼드 사전)
옥스퍼드 사전에 나온 ‘communication’의 어원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share’ 한다는 뜻이다. 무엇을 share 할까? 정치적 가치, 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 문화적 가치 등 가치를 share 한다. 그리고 이렇게 가치를 share, 곧 communication하는 사람들이 모든 공동체를 바로 ‘커뮤니티(community)’라고 한다. 쉽게 말해, 커뮤니티는 가치를 share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최적화된 수단이 바로 NFT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NFT란 Web 3.0 시대에 커뮤니티를 조성함에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최적화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NFT 프로젝트의 활용사례—마케팅
이러한 점을 간파한 기업들 — 글로벌 대기업부터 작은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 은 Web 3.0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활용하고자 한다. NFT 프로젝트를 활용하는 한 가지 방법은, 마케팅 수단으로써 보는 것이다.
기업과 브랜드만의 스토리 및 아이덴티티를 NFT 화해서 판매하고, 그 수익을 마케팅 자금으로 확보한다. 또한 NFT의 희소성과 소유 가치, 연계 혜택과 기대수익을 바탕으로 바이럴(Viral)을 일으키고 이는 자연스럽게 기업과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과 브랜드의 영향력을 가상세계, 곧 메타버스로까지 쉽게 확장할 수 있고, 이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MZ세대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NFT화한 브랜드의 스토리와 아이덴티티를 Web 3.0 방식, 곧 ‘브랜드의 일부를 소유함으로써 소통한다’는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여 기업과 고객이 하나가 되는 긴밀함을 구축하고, 이는 고객의 ‘팬덤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
블록체인 기술이 꽃피우는 변화의 한가운데에 NFT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결코 스캠이나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앞서 살펴본 인터넷의 역사에서 보듯이 Web 3.0의 대두는 필연적인 시대적 요청이며, 그 핵심인 커뮤니티를 활용하고자 기업들은 이미 분주히 준비 중이다.
다음 기회엔 이러한 NFT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왜 이해관계자 관리(Stakeholder Management)가 특히 중요한지에 대해 다뤄 보고자 한다.
필자: 옥휘성
– PMP
– 현) PMI 한국챕터 교육위원회 위원
– 관심분야: 프로젝트관리, 블록체인, Web 3.0, N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