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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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01월 칼럼] Tailoring – 조정
1. 서론
필자가 현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지 이제 5년이 되었고, 이전 경력을 다 합쳐도 8년 차인 직장인으로서 PM의 업무 경험이 많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기에, 어떠한 글을 써야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지, 혹여 주제넘은 표현이 섞이지 않을지 많이 고민되었다. 그 결과,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프로젝트의 구성원 또는 프로젝트관리자로 일하면서 배우고 느낀 점을 가볍게 독자들과 공유하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된 경험을 소개하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서 근무하며 첫 회사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체들과 협업하는 프로젝트의 품질 담당자로 참여하였고, 다음 회사에서는 미국 법인과 캐나다 법인의 IT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PM으로 다수의 웹 프로젝트를 관리하였다. 이후 2017년부터 국내 기업에 입사하여 다수의 프로젝트에 개발자 및 PL로 참여하고 있다. 그 중, 인도와 협업하여 개발한 경험이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다.
이처럼 다양한 환경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일부 프로젝트가 실패로 이어졌다. 통계적으로 프로젝트는 실패 비율이 높으므로 당연할 수도 있다. 실패 경험을 딛고 일어서서, 특히 국제 환경에서의 프로젝트 실패를 예방하기 위해 문화적 조정(Culture-oriented Tailoring)을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 실패하는 프로젝트
칼럼을 쓰기에 앞서, 실제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에 대해 찾아보았다. 그 결과, 지난 프로젝트들이 왜 실패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Standish Group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프로젝트가 성공할 확률은 35%[1]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65%의 프로젝트가 실패한다는 얘기다. 대략 3개의 프로젝트 중 2개의 프로젝트는 실패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
위의 조사 결과만을 인용하여 프로젝트의 실패를 논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아, 추가로 자료를 찾아보았다. 아래 [그림 1]은 PMI에서 2021년 진행한 설문의 결과다.
[그림 1] 프로젝트 결과 통계 (지역 및 산업별) [2]
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프로젝트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73%다. 주어진 예산으로 완료된 프로젝트는 62%이고, 일정 내에 완료된 프로젝트가 55%다. 성공한 프로젝트란, 주어진 예산으로 일정 내에 목표를 달성한 프로젝트를 말한다. 표를 기반으로 성공한 프로젝트의 확률의 최대치는 55%로 볼 수 있다. 이 또한, 일정 내에 완료된 모든 프로젝트가 주어진 예산안에 모든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목표를 달성하였다는 가정 하에 가능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도대체 무엇이 프로젝트를 실패로 이끄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조정(Tailoring)의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3. 실패, 그 중심에 Tailoring이 있다
“Tailoring”을 이해하려면, 우선 모든 프로젝트는 고유한 특성을 지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이 세상에 같은 프로젝트란 존재하지 않는다. 요구사항, 예산, 시간, 이해관계자, 환경 등의 다양한 특성의 조합이 프로젝트를 이룬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요구사항을 주어진 예산과 시간 안에 완료하는 것을 뜻한다. 성공적인 프로젝트관리를 위해 우리는 많은 경험을 기반으로 자료화된 방법론을 참고한다.
이 세상에는 프로젝트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존재한다. 아래 [그림 2]는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13개의 프로젝트 방법론이다.
[그림 2] 프로젝트관리 방법론의 다양한 목록 [3]
가장 전통적인 Waterfall 방법론부터, 필자가 생각하기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Agile 방법론까지, 총 13가지 중에서 가장 적합한 방법론을 찾으면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13가지의 방법론 중에 성공을 위한 정답이 있고, 그 정답을 찾기 위해 프로젝트관리 지식이 뛰어난 PM이 명석한 선택을 한다면, 프로젝트의 성공률은 대체 왜 이렇게 낮은 걸까?
그건 바로 13가지가 아닌 8,462 가지[4]의 프로젝트 방법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프로젝트 방법론이 존재하는 것일까? 바로 “Tailoring”을 통해 파생된 방법론이 많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의 고유한 특성에 맞는 성공 방정식을 찾기 위해 프로젝트관리자는 그에 맞는 방법론을 만들어야 한다. “Tailoring이란 프로젝트관리 접근 방식, 거버넌스 및 프로세스를 주어진 환경과 당면 과제에 더욱 적합하게 만드는 의도적인 적용을 말한다.”[5] 필요에 따라 프로젝트관리 방법론은 물론, 프로젝트 전반에 Tailoring이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프로젝트 방법론 외에도, PMBOK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Tailoring을 강조한다. 필자는 PMBOK에서 제시하지 않는 새로운 분야에서의 Tailoring의 필요성을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한다.
4. 문화적 차이의 이해 및 조정
서론에서 언급했듯, 필자는 한국, 미국, 캐나다, 인도, 중국과 같이 다양한 국가의 동료들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경험해 보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화에 따른 Tailoring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었다. 문화적 조정을 위해서 먼저 문화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호프스테드(Hofstede)의 문화 차원 이론(Cultural Dimensions Theory)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는 IBM 유럽 지사의 연구원으로서 전 세계의 IBM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아래와 같이 6개의 문화차원 지수를 개발하였다[6].
• 권력간격(PDI): 조직 및 기관(예: 가족)의 힘이 약한 구성원이 권력이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것을 받아들이고 기다리는 정도
•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IDV): 사회의 사람들이 그룹으로 통합되는 정도
• 불확실성 회피(UAI): 모호함에 대한 사회적 관용
• 남성성 대 여성성(MAS): 남성과 여성의 가치 차이를 인식하는 정도, 남성성은 “성취, 영웅주의, 주장, 성공에 대한 물질적 보상에 대한 사회의 선호”를, 여성성은 “협력, 겸손, 약자에 대한 배려, 삶의 질에 대한 선호”를 나타냄
• 장기지향성 대 단기지향성(LTO): 과거를 현재 및 미래의 행동/도전과 연결하는 정도
• 방임 대 구속(IND): 사회적 규범이 시민들이 인간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자유의 정도
다위시와 핸리슨은 스웨덴과 인도네시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위에 설명된 지수 중 권력간격, 개인주의, 불확실성 회피, 장기지향성 4개의 지수에 대해 조사하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문화적 특성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관행 간의 상호 작용은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가 점점 더 세계화됨에 따라 각 문화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을 제시한다.”[8]
즉 국제적인 프로젝트 수행 시 문화적 특성을 활용함으로써 각 문화의 강점을 활용하라는 권고이기도 하다.
이런 연구 기반 위에서 필자가 가장 오랜 기간 협업한 국가의 호프스테드 문화 차원 지수를 [그림 3[7]]과 같이 산출하였으며, 각 요소별로 경험과 의견을 제시한다.
[그림 3] 인도, 한국, 미국의 각 문화차원 지수
• 권력 간격(Power Distance)이 크면 위계질서가 분명한 사회를 뜻한다. 필자의 경험에 빗대어보면, 미국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쳤던 것 같다. 경력이 비교적 많은 개발자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였던 만큼 권위적인 프로젝트관리자가 아닌, 같이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있는 일원처럼 다가갔고, 함께 하던 동료들은 이에 호응하여 결과물을 창출해냈다. 인도 역시 영어권 국가로서 같은 방법으로 개발자들에게 다가갔는데 그 프로젝트는 우여곡절 끝에 예산과 기한을 넘겨 겨우 완성되었으므로 실패라고 볼 수 있다. 위계질서가 분명한 인도에서는 동료 같은 프로젝트관리자보다는 권위 있는 프로젝트관리자가 더 좋은 결과물을 창출해냈으리라는 것을 지금에야 깨달았다.
• 개인주의(Individualism)란 개인의 성취가 중요시되는 사회를 뜻한다. 이런 사회의 경우, 팀으로 목표를 수립하여 이끌고 가기보다는, 개인의 목표를 설정해주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끌고 가는 게 유리할 것이다.
• 불확실성 회피(Uncertainty Avoidance)란 체계적인 걸 선호하는 사회를 뜻한다. 이런 성향이 있는 한국의 경우, 요구사항부터 프로세스까지 프로젝트 전반의 상황을 상세하고 명확하게 전달하여 프로젝트가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없게 해야 한다.
• 장기지향성(Long Term Orientation)은 장기적인 성과를 선호하는 사회로서 이러한 사회에서 변하지 않는 규칙은 세상이 항상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경우, 이 수치가 100에 이르므로 리더는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유발시켜야 하며, 융통성 없는 Waterfall 보다는 적응성이 강한 Agile 방식을 적용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강점을 활용하여 조정해야 할 것을 정리하면, 위계질서가 강하면 조직을 선도하는 방식의 리더십을 사용하고, 개인주의 강하면 개인별 책임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성과를 존중해 주며,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문화일수록 규정을 명확히 하고 투명한 관리를 해야 하며, 장기지향성이 강한 문화에서는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동기부여를 강화하도록 리더십과 관리 기법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5. 조정을 잘하는 최고의 조종사가 되는 길
PMBOK 한글판은 “Tailoring”을 조정이라 번역한다. 필자는 최근 신혼여행을 미국으로 다녀왔다. 한국에서 출발해서 미국이라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해야 하는 작은 프로젝트가 Pilot(조종사)에게 주어졌다. 조종사는 이 프로젝트의 관리자이다. 비행기를 이륙시키고 안전궤도에 오르면 오토파일럿 기능을 통해 순항하고 무사히 착륙하기까지의 프로젝트의 방법론은 항상 같다. 하지만 조종사에게는 그날 탑승하는 승객의 성향, 비행기의 기종, 당일 공항의 기상 상황, 난기류 예상 지점 우회 등이 다양한 조정 요소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조정은 무엇을 기반으로 이루어질까?
조정을 위한 다양한 참고 자료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과거의 이력이다. 과거에 비슷한 비행이 있었다거나, 선배에게서 들은 조언 등이 그 이력이 될 것이다. 이런 이력을 프로젝트관리에서는 교훈(Lessons Learned)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필자는 과거의 비슷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항상 교훈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필자 자신도 회고(Retrospective)를 통해 교훈을 작성하려고 한다. 프로젝트 수행 시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여유 있게 갖기 어렵다. 실수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교훈을 숙지하고, 처음 발생한 실수가 있었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회고를 통해 기록해 놓는다면 언젠간 필자도 완벽한 조정을 통한 최고의 조종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6. 결론
지금의 통계는 3개의 프로젝트 중 2개가 실패한다고 한다. 우리가 공부하는 PMBOK는 성공적인 프로젝트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작성해놓았다. 그리고, 이 지침서는 지속해서 변화하는 프로젝트 환경을 반영하기 위해 개선된다. 아래 [그림 4]는 PMBOK의 각 Edition 별 “Tailor”라는 단어가 언급된 횟수를 그래프 형식으로 표기해 보았다.
[그림 4] PMBOK Edition 별 “Tailor” 언급 횟수 [5][9][10][11]
보다시피 “Tailor”가 언급되는 횟수는 최근 PMBOK가 개편을 거듭할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Tailoring은 프로젝트관리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7판에서는 Tailoring을 설명하기 위해 전체 섹션을 할애하기도 했다. 프로젝트가 점점 글로벌화 되어감에 있어, 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적 조정(Culture-oriented Tailoring) 역시 언젠간 PMBOK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영국의 Wellingtone에서 매년 진행하는 프로젝트관리 관련 설문을 보면, 평균적으로 약 60%[12]정도의 응답자가 항상 또는 대부분(Always or Most of the time)의 경우 정의된(defined) 프로젝트관리 기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 결과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대한 상관관계는 조사되지 않고 있다. 정의된 프로젝트관리 기법을 사용하는 게 좋은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문 문항이 만들어졌을 것이라 예상한다. 여기서 필자는 다른 시각으로 이 설문을 바라보며, 이 질문으로 칼럼을 마치려 한다. 과연 기존에 정의된 프로젝트관리 방법론을 사용하는 이들은 프로젝트에 성공하는 35%의 관리자인가? 실패하는 65%의 관리자인가? 정답은 알 수 없지만, 필자는 Tailoring이 없는 정의된 프로젝트관리 방법론만으로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참고 문헌]
[1] Antonio Nieto-Rodriguez, “The Project Economy Has Arrived.” Harvard Business Review, November-December 2021.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https://hbr.org/2021/11/the-project-economy-has-arrived 2023.1.8. 접속
[2] Beyond Agility (2021),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https://www.pmi.org/learning/thought-leadership/pulse/pulse-of-the-profession-2021 2023.1.8. 접속
[3] Project Management Methodology, EDUCBA,
https://www.educba.com/project-management-methodology/ 2023.1.9. 접속
[4] Which project management methodologies should you use? TEAMWORK,
https://www.teamwork.com/project-management-guide/project-management-methodologies/ 2023.1.9. 접속
[5]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2021). A guide to the Project Management Body of Knowledge (PMBOK guide) (7th ed.).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6] Hofstede’s cultural dimensions theory, Wikipedia English, https://en.wikipedia.org/wiki/Hofstede%27s_cultural_dimensions_theory, 2023.2.3. 접속
[7] Compare Countries. Hofstede Insights. https://www.hofstede-insights.com/fi/product/compare-countries/ 2023.1.10. 접속
[8] Ameera Darwish, Anna Henryson. (2019) How do Cultural Characteristics and Software Engineering Practices Interplay? A Comparative Study Between Indonesia and Sweden. University of Gothenburg
[9]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2017). A guide to the Project Management Body of Knowledge (PMBOK guide) (6th ed.).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10]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2013). A guide to the Project Management Body of Knowledge (PMBOK guide) (5th ed.).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11] Sean Whitaker, (2012). The art of tailoring: making your project methodology fit.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12] The State of Project Management Research (2021, 2020, 2019), Wellingtone,
https://wellingtone.co.uk/publications/state-of-project-management-research/
2023.1.8. 접속
필자 : 박 균용(PMP)
• 현) PMI 한국챕터 교육위원회 위원
• 현) 삼성SDS 솔루션사업부
• 관심분야 : 프로젝트관리, 소프트웨어 공학, Java 등
• Email : kp373962@gmail.com